초대의 글

한국영화는 멈추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단절과 상실의 해를 거듭해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영화는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비록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한국영화와 영화인들은 스크린을 통해 웃고 우는 관객을 그리워하며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땀을 쏟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과 관심도 받았습니다. 2020년 한국 영화 최초 칸 국제영화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제패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열풍이 채 가시기 전 이번엔 ‘국민 배우’ 윤여정이 미국의 독립영화 <미나리>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이며 아시아 배우로는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수상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는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공개하며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꾸며 전 세계에 한국 시각특수효과(VFX)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극장가도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최악의 여름을 맞은 극장가지만 작품성과 진정성 하나로 용기를 낸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 필감성 감독의 <인질> 등은 여름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며 ‘한국영화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닌 공존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한국영화는 생존과 발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청룡영화상도 격변의 시대 속 어느덧 42회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녹록하지 않았지만 의미가 있었던 2021년 한국영화를 결산하는 청룡영화상에 오신 영화인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첫 대규모 영화 축제인 만큼 올해 청룡영화상은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안전 속에서 올해 최고의 역량과 기량을 펼친 영화인들을 초청하고 한국영화를 여전히 응원하고 지지해 준 관객들도 다시 현장에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전통과 공정성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영화상으로 자리매김한 청룡영화상은 언제나 그랬듯 투명한 진행과 심사로 한 해를 빛낸 영화인들에게 의미 있는 영예를 선사할 예정 입니다. 청룡영화상을 통해 한 해 성과를 자축하고 수상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또한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협찬을 맡아준 대상(주) 청정원과 중계방송사인 KBS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