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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2002한-월드컵의 악연?
신유경의 생생! 마케팅 인사이드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몇 주 전, 한 케이블 방송의 내 인생의 명장면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의 명장면을 중심으로 영화 이야기를 풀어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내가 얘기도 하기 전에 아예 섭외가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으로 들어왔다. 아마 내가 거의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을 얘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회사가 마케팅을 하는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으면 ‘1000만 마케터라는, ‘상당히부담스러운 명칭으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곤 하는데 그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 ‘1000만 마케터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무얼까?’라는 것이다. 그 때마다 나는 스스럼없이 < 센과 치히로… >를 얘기했고 기자들은 늘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렵지 않은 영화도, 보람이 없는 영화도 없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남달랐던 거 같다. 관객이나 영화 관계자, 언론 매체들의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았고 배급상황도 안 좋았다. 개봉 예정일은 2002 6 28, 애니메이션이 그나마 관객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방학시즌도 아니었고 경쟁작은 < 친구 >로 한국영화 830만 신화를 이뤄낸 곽경택 감독의 < 챔피언 >이었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다윗에겐 불리한 적진(방학시즌이 아니라는 면에서)에서 펼쳐지게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쳐야 할 6월은 한-일월드컵이 차지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주연도 신인이고 감독은 예술영화감독(으로 알려져 있는)’일본영화가 한-일월드컵이라는 이슈가 들끓는 시즌에 명함을 내밀고 블록버스터급 한국영화와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2001년 <
슈렉 >이 넘었던 200만 고지는 허황된 꿈이라 치고 어떻게 하면 이 모든 상황에서 100만을 넘어볼 수 있을까? < 원령공주 >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의 마케팅을 진행했던 나로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에게는 난공불락인 한국시장의 벽을 뚫을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를 찾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의 목마는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 자체였다. 애니메이션치고는 꽤 긴 2시간의 러닝타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나갔고 캐릭터의 매력이나 스토리의 참신성 판타지 어드벤처로서의 상상력, 스케일 그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영화에 자신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시장상황을 고려하며 플랜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장 고려를 많이 한 변수가 한-일월드컵. 월드컵이 뭔지도 모르던 사람들조차 우리나라에서 열린다고 하니 다들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터라, 월드컵 기간 중 최대한 주목을 끌 수 있는 전략이 필요했다. 우선 보통 개봉1,2주전에 하는 기자대상 시사를 파격적으로 4주전에 실시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영화의 장점이 언론매체를 통해 최대한 빨리 관객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그리고 3주 전부터는 2만 명을 대상으로 일반 시사회를 열었다. 월드컵 이슈를 뚫고 입소문을 내며 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사관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문광고와 온라인 포털사이트 광고는 한국전이 예정되어 있었던 다음날로 집중 배정했다. 한국전 다음날 경기관련 기사 때문에 스포츠지 판매량이나 포털 사이트 방문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광고대행사의 예측 때문이었다. 예상은 적중했고 월드컵 사상 최초의 승리를 시작으로 한국의 승리가 이어지며 온 나라는 월드컵 열풍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런데 광고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얻은 반면 홍보는 난관이었다. 한국의 승승장구, 히딩크라는 영웅, 너무나도 자랑스런 한국선수들의 기사가 지면을 뒤덮으며 월드컵과 관련없는 기사들은 아예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다행히 언론대상 시사를 미리 했던 터라 리뷰는 미리 다뤄졌었고 월드컵 직전 기자들과 함께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를 방문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인터뷰와 작업실 취재를 해서 관련 기획 기사들이 나오고는 있었지만 개봉까지 화제를 이어 갈 후속 기사들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일본에서 가오나시 의상을 공수받아 가오나시를 시청 응원현장에 투입했다. 물론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는 거리응원단들이 가오나시를 알아볼 리 없겠지만 가오나시의 길거리 응원 사진은 매체에 게재되었고 우리는 스토리 대신 이미지 홍보로 들끓는 월드컵 화제 속에 끼어 들어갔다. 결국 월드컵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영화기사는 한 줄 찾아보기 힘든 언론 환경에서 미리 진행한 기자시사회에 따른 리뷰와 현지 방문 기사, 그리고 순발력 있는 월드컵 활용기사로 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한 셈이었다.

 결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그 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일본애니메이션 사상 2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벌써부터 월드컵 기간에 개봉을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놓고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고 그 기간에 개봉을 결정한 영화들은 월드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양한 전략들을 짜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전략들이 월드컵을 관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신유경<영화인㈜ 대표>

신유경
2010-03-26 신유경 ㈜영화인 대표
고양
그런 뒷얘기가 있었구먼요.
애니의 고전이 된 듯한 느낌의 영화입니다. 답변  
2010-04-23 15:09:16
MOVIE INFO
 
 
노다메 칸타빌레 Vol.1
| 일본 | 121분
감독 타케우치 히데키
우에노 주리(노다 메구미 역), 타마키 히로시(치아키 신이치 역), 타케나카 나오토(프란츠 폰 슈트레제만 역), 야마다 유(손 루이 역), 후쿠시 세이지(구로키 역), 벡키(타냐 역), 웬츠 에이지(프랭크 역) 등
등급 연소자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