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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공, 마법사 데이브
작성자
작성일
2010-07-16
조회
126

마법계에도 퓨전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퓨전[Fusion]은 종래에 지켜져 오던 순수주의적 태도를 배격하고 이들을 혼합하여 생산하고자 하는 새로운 경향을 일컫는다. 영화 <마법사의 제자>는 마법과 과학을 퓨전하여 마법에는 무능한, 그러나 과학으로서 세상을 구하는 어느 평범한 영웅의 이야기이다.

최첨단의 도시 뉴욕 맨하탄. 그곳에 평범한, 그러나 남들보다는 찌질한 물리학도 데이브(제이 바루첼)가 있다. 그는 천년 전 위대한 마법사 멀린의 유언에 따라 세상을 구하게 될 운명을 타고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 강제적으로 마법사 발타자(니콜라스 케이지)의 제자가 된다. 어둠의 마법사 호르바스(알프레드 몰리나)와 마법 전쟁을 벌이며 점차 성장한 그는 인류를 위한 마지막 대결을 하게 된다.

<마법사의 제자>는 ‘케서방’(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라고 여기저기 입소문이 나있다. 포스터에도 니콜라스 케이지가 원톱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마법사의 제자인 ‘데이브’가 주인공이다. 데이브를 연기했던 제이 바루첼이 포스터에 조차 등장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엄연히 말해 다작을 했던 제이 바루첼은 작품 수에 비해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배우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흥행 성공하였지만, 눈에 띄지 않는 조연으로 등장하여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였고,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히컵의 목소리 연기를 하였지만 그를 아는 이도 많지 않다. <마법사의 제자>에서 겨우 주연을 하나 싶었는데, 그의 역할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야 할 주인공은 어리버리하다. 마법을 거는 순간에도, 분위기 잡고 로맨틱한 말을 하는 순간조차, 찌질이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마법을 배운 뒤 관심녀에게 “달라보인다”는 말을 듣지만, 관객들이 보기엔 형편없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덕분에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의 비중은 상당하다. 능력있는 스승은 손으로 불도 뿜고, 전기도 뿜고, 강철 독수리를 타고 날아다닌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화려한 마법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캐리비안의 해적> 제작진의 기술력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법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한 새로운 마법은 없다.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법들로만 화면을 꽉 채웠다. 불이나 전기를 손으로 뿜어 공격하는 것, 바퀴벌레나 진흙이 모여 사람이 되는 것, 새를 타고 나는 것, 터치로 사물이 변하는 것 등은 전부터 꾸준히 영화나 소설 등에서 그려진 것들이다. 특히 목각인형에 악의 마법사가 봉인되어 있다는 설정도 여느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식상하기 그지없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참신하고 새로운 마법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데이브가 마법을 이용해 실험실을 청소하는 장면을 꼽을 것이다. 이 한 장면에 <마법사의 제자>가 월트디즈니의 영화라는 것이 잘 드러난다. 이 장면에 오늘날의 월트디즈니사가 있게 했던 세계최초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에서 청소도구들이 스스로 청소하는 장면을 차용했다. <마법사의 제자>에서도 청소도구들이 실험실을 청소하는데, 데이브가 마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실험실이 물과 거품으로 넘쳐나게 된다. 디즈니적 판타지를 투영한 이 장면으로 인해 영화가 더욱 생기발랄해졌다.

<마법사의 제자>는 준비해둔 볼거리가 많아 사건이 빠르고 압축적으로 전개된다. 과거의 이야기는 일일이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넘어간다. 끊임없이 방출되는 화려한 영상에 정신 놓다간 줄거리를 놓칠 수 있으니 영화에 집중하길 권한다.


강진민 명예기자

 
MOVIE INFO
 
 
마법사의 제자
| 미국 | 107분
감독 존 터틀타웁
니콜라스 케이지(발타자 블레이크 역), 모니카 벨루치(베로니카 역), 제이 바루첼(데이브 스터틀러 역), 알프리드 몰리나(맥심 호바스 역) 등
등급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