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이 2006년 한국 영화 최고봉에 올랐다. 또 남녀주연상에는 안성기-박중훈과 김혜수가 각각 영예를 차지했다.
지난 여름 대한민국을 집어 삼킨 '괴물'이 15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제2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상작품상을 비롯해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남우조연상, 신인여우상, 기술상, 조명상 등 6관왕을 차지하며, 올해 최고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한국 영화 흥행 순위에서 맨꼭대기에 오른 '괴물'(최종스코어 1301만9740명)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오락성과 가족의 휴머니즘을 앞세워 괴수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우주연상에는 이변이 일어났다. 94년 이후 첫 공동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심사위원들의 전원 합의에 의해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이 한 후보로 추대됐고, 1차 투표 결과 이들이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투캅스' 이후 또 다시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 안성기와 박중훈은 가슴 찡한 감동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게했다.
청룡영화상 꽃중의 꽃인 여우주연상은 김혜수에게 돌아갔다. '한국형 팜므파탈'의 재발견, 프로 중의 프로라는 극찬을 받은 김혜수는 '타짜'에서 파격적인 노출로 관객들의 숨을 멎게 했을 뿐 아니라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만인의 여인'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감독상은 '여고괴담2' 이후 7년 만에 '가족의 탄생'으로 돌아온 김태용 감독이 받았다. 김태용 감독은 유쾌하고 독특한 가족의 탄생을 그리며, 여성이 새로운 가족 형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제시해줬다.
남녀조연상은 '괴물'의 변희봉과 '가족의 탄생'의 정유미가 각각 수상했다. 특히 66년 성우로 첫 발을 들인 변희봉은 데뷔 40년 만에 처음으로 태양을 보며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변희봉은 '괴물'에서 따뜻하고도 비장한 아버지상을 그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가족의 탄생'에서 고두심의 딸로 출연한 정유미도 정이 넘치는 연기로 여자 배우의 매력을 숨김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아깝게 쓴잔을 마신 정유미는 올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생에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인 신인남우상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 신인여우상은 '괴물'의 고아성이 각각 거머쥐며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렸다.
이밖에 신인감독상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이해영 감독이 차지했다. '괴물'의 돌풍 속에 스크린에 오른 '천하장사 마돈나'는 동성애라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를 편안하게 풀어냈다. 네티즌들이 뽑은 올해의 인기스타상에는 신현준, 이준기, 김혜수, 강성연이 뽑혔다.
18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김혜수와 정준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강수연, 감우성, 정우성, 조인성, 조승우, 김태희 등 최고의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명실상부한 영화인 최고의 축제임을 실감케 했다.
작품상 | 감독상 | 남우주연상 | 여우주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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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조연상 | 여우조연상 | 신인감독상 | 신인남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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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여우상 | 각본상 | 인기스타상 | 촬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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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상 | 조명상 | 미술상 | 기술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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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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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성 "내 트로피 어디있어"
- "제 트로피 찾아야 해요."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고아성이 시상식 직후 트로피를 잃어버려 순간 당황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수상자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기념 사진을 찍는 순서였는데요. 수많은 취재진을 겨우 뚫고 무대로 올라온 고아성은 "앗, 제 트로피 저기에 두고 왔어요. 갔다 올게요"라며 자신이 앉았던 좌석을 가리키면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취재진을 다시 뚫고 갔다 오기엔 너무 위험한 상황. 결국 진행자와 안전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평생에 단 한번 뿐인 신인상 트로피를 무사히 되찾았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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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연 "드레스잡고 일단 뛰어"
- '드레스를 잡고 뛰어라!'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가장 바빴던 참석자들은 아마 박시연(사진)과 장진영이었을 겁니다. 두 사람은 각각 본인이 후보에 오른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시상 직전에 시상자로 나섰는데요. 이들은 시상 후 무대 뒤를 열심히 뛰어 자리에 앉는 고생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특히 박시연은 가나다 순에 의해 세 번째로 호명돼야 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는데요. 박시연은 질질 끌리는 드레스 차림에 굽 높은 구두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날쌘 동작으로 자리에 무사히 착석, 예사롭지 않은 운동 신경을 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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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준, "이영애씨 욕심이 납니다"
- 청룡영화상은 해마다 많은 화제를 낳는데요. 지난해 황정민의 '밥상' 소감에 이어 올해엔 신현준의 한마디가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상의 하이라이트인 여우주연상 부문에 이영애와 함께 시상자로 나선 신현준은 "개인적으로 이영애씨를 이렇게 가까이서는 처음 보는데요. 너무 아름답습니다"라면서 "욕심이 납니다"라고 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여기서 '욕심'은 같이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었는데요. 그러나 신현준의 코믹한 분위기와 이영애의 단아한 모습이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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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호 또 신현준 '협공'
- 신현준이 탁재훈-정준호의 협공에 쩔쩔맸다.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상을 받은 신현준은 인터뷰를 위해 나온 정준호에게 선제 공격을 당했다. 정준호는 "올해는 영화도 많이 찍어 돈을 많이 벌었는데 투자를 잘못해서 돈을 많이 잃었다고 들었다"며 "나는 같은 돈을 벌어 땅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고 말한 것. 이때 인터뷰를 위해 함께 무대에 오른 탁재훈이 "두분 그만 화해하라"며 중재에 나섰다. 신현준이 잠시 방심하는 사이 이번에는 탁재훈이 결정타를 날렸다. 탁재훈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코가 계속 자라는 배우 신현준씨는 기도를 많이 하는데 왜 술을 먹을 때는 기도를 안하느냐. 옛말에 코가 계속 자랄수록 겸손하라고 했다"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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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희 - 김아중 - 최강희 각선미 탄성
- 레드 카펫 최고의 볼거리는 역시 여배우들의 의상. 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러 배우들이 파격적인 노출 의상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여우조연상 후보인 추자현은 보는 이들이 조마조마해 할 정도로 가슴선이 훤히 드러나는 흰색 드레스로 과감히 노출했다. 박진희와 김아중 역시 가슴선이 강조된 현란한 드레스로 자태를 마음껏 과시했다. 최강희는 미니스커트의 원피스로 각선미를 강조.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배우 중 하나는 송선미. 검은색 원피스에 등이 훤히 드러나 팬들은 '와!', '와!'를 연발했다. 이밖에 강성연은 커다란 꽃이 가슴에서부터 허리 쪽으로 프린팅된 원피스로 눈길을 끌었다.